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툇마루가 있는 집은 김승철 연출의 대표 작품이다. 창작산실 대본공모(2016) 선정 작품으로 이듬해 대학로예술극장에서 초연하면서 제39회 서울연극제 우수작품상과 연기상(강애심, 이경성)을 받았다. 그해 <툇마루가 있는 집>을 비추는 한옥의 전경(全景)은 삶의 살점이 녹아내린 듯 빛바랜 추억을 담은 흑백사진으로 들어가 있었다. 연극 연출가로 분한 극중 인물 남자역(이대연 분)으로 소환되는 70∼80년대의 애잔한 삶과 가족사는 애잔했다. 남편 술주정과 폭력을 견디며 눈물로 가슴을 쓸어내리고 두 자식을 품고 키워낸 어머니(이경성 분)는 전쟁 통에 이북에서 월남해 모진 풍파를 막아서며 ‘툇마루 집’을 지켜온 할머니(강애심 분)가 노환으로 치매에 걸렸어도 맏손주 이름만큼은 당차고 또렷한 소리로 불러대고 며느리를 “나쁜 년, 저년”하며 웅얼거리며 얄궂게 혼내는 장면에서는 웃음이 터져 나왔다. 이들 가족 삶을 마주할수록 옛집을 밀치고, 덜어내며 삶과 시대의 향기를 무대로 진하게 피어나게 한다.

툇마루 집에서 살아갔던 인물들은 가족과 뒹굴며 애환으로 살결을 맞대고 70∼80년대 삶을 같이한 인물들이다. 상경해 버스 안내양을 하며 억척스럽게 살아가는(박시내 분)도 있고, 툇마루 집 한옥 한 켠에서 살아가는 정양(구선화 분)은 술집을 다니며 고향 부모와 가족을 위해 헌신하며 억척스럽게 살아가면서도 죽음으로 돌아오면 눈물이 흐른다. 툇마루 집 맏아들 성구(김현중 분)는 시대에 대학생으로 유신과 군부독재에 저항하며 한국 사회 민주주의를 외치던 청년으로 싸늘한 주검이 되어 돌아온다.

형 죽음으로 툇마루 집 맏아들이 된 진구도 삶의 애잔한 역사를 그림자처럼 마주 시키며 때로는 그 시절 상처를 끄집어내면서 화해와 용서로 애잔한 가족사를 재현한다. 보는 내내 질기고 아픈 망각(忘却)의 역사를 또렷한 기억으로 내려앉게 하는 <툇마루가 있는 집>은 쓰리고 아프고 애잔하면서도 멍해진다. 그 사이로 가족의 온기와 웃음으로 슬픔을 밀쳐내는 강애심 배우의 능청스럽고 분신 같은 연기는 깊게 잠들어 있는 우리네 할머니를 소환해 흑백 앨범을 들추게 만든다. 아버지의 폭력을 견디기 힘들어 칼을 빼 들고 눈물을 흘리며, 과거 시간을 고통스럽게 따라가는 어린 시절 진구(김보라 분)는 그 시대 술주정에 폭력적인 아버지를 바라보며 써 내려간 일기장과 쪽지를 툇마루 밑에 숨기고 몰래 안방으로 들어가다 돌부리에 치어 울음을 참아내는 진구 연기는 내면의 통증과 살점을 잘라내게 했다. 이 작품이 대학로 예술극장으로 6월 24일부터 7월 10일까지 돌아온다.

[출처] - 국민일보
[원본링크] - https://news.kmib.co.kr/article/view.asp?arcid=0017129198&code=61171211&cp=n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