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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사활동하는 ‘대학생 변검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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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사활동하는 ‘대학생 변검술사’

"변검으로 수준 높은 마술연기를 펼쳐 보여 사람의 마음을 치유하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변검술과 연극이 혼합된 마술극을 만들고 싶은 게 제 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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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검으로 봉사활동을 다니는 대경대학 연극영화과 1학년 구본진(20)씨가 중국의 전통극 '패왕별희'에서나 볼 수 있는 의상을 입고 대경대 캠퍼스에 나타났다.

주변에 있던 20여명의 학생들이 신기한 듯 그의 주변을 에워쌌다. 그의 얼굴에는 험악한 표정과 감정을 담아내고 있는 가면이 덮여있다. ´앗´ 소리를 내니 맨얼굴이 된다.

맨얼굴에서 10여장의 가면으로 바뀌는 데 채 5분도 안 걸린다. 학생들은 연신 놀라움을 표하며 박수를 보냈다.

구씨와 마술의 인연은 국내 최고의 마술사가 되고 싶어 마술을 배우기 시작한 중학교 2학년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변검으로 눈을 돌린 것은 색다른 마술을 배우고자 했던 고등학교 때이다.

마술을 배우기 시작하면서 우연한 기회에 봉사활동을 다니기 시작했다.
"제 마술을 보시고 웃고 박수를 치실 때 행복해요. 재미있어 하신다면 마음을 조금이나마 치유할 수 있는 것 아닌가요? 그런 의미에서 마술도 봉사라고 생각해요."

중학교 때 마술로 봉사활동을 다니던 학생이 이제 대학생 변검술사가 돼서 고아원, 양로원등의 복지시설들을 찾아다니면서 마술봉사활동을 다닌다. 중학교 때 부터 해온 것을 합치면 300회가 넘는다.

변검술사가 되기까지의 과정이 순탄치는 않았다.
"중국에서 변검 기법은 선조 때부터 내려오던 연기술의 비밀로 여겨져 외국인들이 기술을 전수받기는 사실상 어려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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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씨가 배울 당시만 해도 국내에는 중국 변검왕 왕도정씨에게 기술을 전수 받은 김우식씨 정도 뿐 이었다.

"그러던 중 엔터테이먼트회사를 운영하고 계신 아버지로부터 중국사천성에서 활동하고 있는 변검술사 왕린씨가 있다는 얘기를 듣고 귀가 번쩍 거렸죠."

중국에 있는 친구를 통해 그한테 수십 통의 이메일을 보냈지만 답변이 없었다. 고등학교 3학년이 되면서 비로소 연락이 왔다. 그 후 방학마다 중국으로 달려가 왕린씨에게 변검술을 배웠다.

"극장에서 청소하고 잠을 자면서 정말 노력했어요. 한 1년 정도 배우니까 10여장 정도를 바꿀 수 있는 기술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더 많은 기술을 배워오지 못해 아쉬워요."

"더 배워야죠. 1년 후면 정말 자신 있게 표현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집에서나 학교에서 매일 연습하고 있습니다."

구씨는 "앞으로 더욱 수준 높은 변검 마술연기를 보여 드릴 테니 지켜봐 달라" 고 말했다.

또 "안동하회탈춤에 양반과 서민들의 생활과 아픔이 고스란히 풍자돼있듯이 변검 캐릭터도 그렇게 개발하고 응용한다면 더 많은 분들이 좋아하고 친근감을 느낄 것 같다"면서 "중국전통의 가면 캐릭터들을 우리고유의 ´탈´ 들로 바꿔 공연하고 싶다" 는 바람을 전하기도 했다.



[데일리안 대구·경북 김희정 기자]